솔직히 저는 네이마르가 산투스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한동안 반신반의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그의 이름 옆에는 늘 '부상', '공백', '재활'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2026년 2월 27일, 산투스FC는 캄페오나투 브라질레이루 세리에A 4라운드에서 바스쿠를 2-1로 꺾었고, 네이마르는 주장 완장을 찬 채 두 골을 모두 기록하며 팀의 첫 승을 이끌었습니다. 이 경기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을 이끄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지금과 같은 활약을 유지한다면 소집은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월드컵 개막까지 석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네이마르의 몸 상태와 경기력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멀티골 뒤에 가려진 부상 이력과 복귀의 무게
네이마르의 이번 멀티골은 기술적으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반 25분 역습 상황에서 모이세스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파포스트로 밀어 넣은 첫 골은, 예전 바르셀로나 시절 MSN(메시-수아레즈-네이마르) 3인방에서 보여줬던 그 특유의 침착함이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후반 16분 두 번째 골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윌리안 아라오의 롱패스를 잡아낸 뒤, 상대 수비 두 명이 점프로 막으려 했지만 키를 살짝 넘기는 칩슛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여기서 '칩슛(chip shot)'이란 공을 살짝 띄워 골키퍼 머리 위로 넘기는 기술로, 타이밍과 터치 감각이 완벽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고난도 슈팅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골 장면들을 보면서도 자꾸 그의 부상 이력이 떠올랐습니다. 네이마르는 2024년 4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두 달간 전력에서 이탈했고, 9월에도 같은 부위 부상으로 재활 기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근육군을 지칭하는 용어로, 단거리 스프린트와 급격한 방향 전환이 잦은 축구 선수들에게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입니다. 특히 네이마르처럼 폭발적인 가속과 드리블을 무기로 하는 선수일수록 재발 위험이 높습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더 심각했던 건 11월입니다. 당시 산투스는 강등권에 걸려 있었고, 네이마르는 왼쪽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수술이 권고된 상태였습니다. 반월판은 무릎 관절 내부의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는 연골 조직인데, 한번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장기적으로 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네이마르는 수술을 미루고 출전을 강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팀은 12위로 강등을 면했지만, 그 대가는 고스란히 그의 몸에 남아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바르셀로나 시절 네이마르의 경기를 챙겨보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그는 분명 예전과 다릅니다. 2015-2017년 당시 그는 90분 내내 수비수를 상대로 일대일 돌파를 시도했고, 경기 막판까지도 스프린트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영상을 보면, 그는 체력을 아끼듯 움직였습니다. 불필요한 드리블을 줄이고, 공간을 읽어 적절한 위치에서 공을 받아 마무리하는 '효율형 공격수'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문제는 이런 플레이가 3-4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월드컵 본선 일정에서도 유지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안첼로티의 전술 설계와 네이마르의 적합성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을 맡은 건 2025년 초입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줬던 '스타 중심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이력을 고려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FIFA 공식 사이트). 여기서 '로테이션 시스템'이란 주전 선수를 고정하지 않고 경기마다 컨디션과 상대 전술에 맞춰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월드컵처럼 짧은 기간 내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대회에서 부상 리스크를 줄이고 팀 전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네이마르가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단순히 '한 경기 잘하는 것'을 넘어 이 시스템에 맞는 역할을 증명해야 합니다. 안첼로티는 최근 인터뷰에서 "네이마르의 경기력보다 헌신적인 태도를 본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발언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봅니다. '헌신'이란 공격 상황에서만 빛나는 게 아니라, 수비 가담, 측면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팀에 솔직히 공유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제 경험상, 바르셀로나 시절 네이마르는 팀 전술보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건 당시 팀이 그에게 요구한 역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브라질 대표팀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엔드리크 같은 젊은 공격수들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과, 수비 시에도 전방 압박에 참여하는 '박스 투 박스(Box-to-Box)' 스타일의 선수들입니다. 박스 투 박스란 자기편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편 페널티 박스까지 경기장 전체를 커버하는 만능형 선수를 뜻합니다. 네이마르가 이들과 경쟁하려면, 골만 넣는 '마무리형 공격수'가 아니라 팀 전체의 흐름을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네이마르에게 90분 전체를 뛰며 수비까지 가담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무릎과 햄스트링 상태를 고려하면, 경기당 60~70분 정도가 적정선일 겁니다. 그렇다면 안첼로티가 그를 '슈퍼 서브(Super Sub)', 즉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슈퍼 서브란 선발 출전은 아니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교체 자원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2014년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의 마리오 괴체가 결승전 연장 후반에 투입돼 결승골을 넣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네이마르 역시 조별 리그 약한 상대에게는 선발로 나서고, 강팀과의 결전에서는 후반 투입으로 변수를 만드는 역할이 가장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기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모로코, 아이티, 스코틀랜드와 같은 조에 편성되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조별 리그 돌파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네이마르에게 이 대회는 단순히 '참가'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그는 2014년 자국 월드컵에서 준결승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했고, 2018년 러시아에서는 8강에서 벨기에에게 탈락했으며, 2022년 카타르에서는 8강 크로아티아전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세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에 실패한 그에게, 2026년은 말 그대로 '마지막 기회'입니다.
저는 최근 네이마르가 한 인터뷰 발언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12월이 되면 은퇴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는 그 말 말입니다. 이게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선수 생활 20년 가까이 최전방에서 뛰어온 그에게, 매 경기 부상 재발을 걱정하며 테이핑을 감고 경기장에 서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동시에 그는 "만약 브라질이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두 발언 사이의 간극이, 지금 네이마르가 처한 심리적 긴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월드컵까지 남은 석 달은, 네이마르에게 '증명의 시간'입니다. 멀티골 한 경기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가 보여줘야 하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 최소 5~6경기 연속 출전하며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하는 내구성
- 팀 전술에 맞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는 전술 이해도
- 후반 교체 투입 시에도 즉각적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임팩트
특히 첫 번째 항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경기 사흘 전부터 컨디션 조절에 들어가야 하는 선수를 월드컵 명단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대표팀은 클럽과 달리 선수를 장기간 관찰하거나 재활 시간을 줄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번 멀티골을 보고도 저는 여전히 반신반의합니다. 한 경기 퍼포먼스는 컨디션 관리와 경기 전 집중적인 피지컬 케어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진짜 시험은 이번 주말, 그 다음 주말, 또 그 다음 경기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에서 드러납니다. 네이마르가 산투스에서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뛰고, 4월까지 무사히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안첬로티도 그를 명단에 올릴 명분을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중간에 한 번이라도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그건 곧 "역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네이마르가 불꽃처럼 타오르는 마지막 순간을 보여주기보다, 차라리 오래 타는 불이 되길 바랍니다. 한 경기 멀티골보다, 석 달간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그게 진짜로 그를 월드컵 명단에 올려놓을 유일한 길입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지만, 준치도 상하면 먹을 수 없습니다. 지금 네이마르에게 필요한 건 화려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입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wfootball/article/477/0000595388
https://www.ksem.or.kr
https://www.fi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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