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메시를 이긴 게 왜 '날벼락'이 됩니까? 저는 이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의 차기 행선지로 MLS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만약 37세 베테랑 스트라이커가 시카고 파이어 유니폼을 입는다면 손흥민의 우승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인데, 저는 이 프레임 자체가 좀 이상하다고 봅니다.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 불안을 먼저 얹는 방식이거든요.
바르셀로나의 선택, 재계약보다 세대교체
바르셀로나의 전 재무 책임자 페란 올리베는 최근 인터뷰에서 레반도프스키 재계약 계획이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구단은 라리가의 1:1 재정 규정 진입을 위해 1,200만~1,400만 유로가 필요한 상황이고, 이미 새로운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를 물색 중이라는 겁니다. 37세 레반도프스키는 올시즌 31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나이와 재정 문제를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저는 한때 레반도프스키가 메시와 호날두의 2인 천상계 바로 아래에서 인간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골 냄새를 맡는 위치 선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발롱도르 다섯 손가락 안에 항상 이름을 올렸던 선수였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스페인 라리가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게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골은 여전히 잘 넣고 있지만 예전 그 압도적인 느낌은 확실히 옅어졌습니다. 팀으로부터 재계약 확신을 받지 못하는 지금 상황이 그걸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라리가의 1:1 규정이라는 건 구단이 1유로 수익을 올리면 1유로를 선수 영입과 등록에 쓸 수 있다는 재정 규칙입니다. 바르셀로나가 재정 정상화에 가까워지면서 동시에 세대교체를 준비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이 과정에서 레반도프스키가 밀려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게 과연 스포츠 기사에서 다뤄야 할 핵심인지는 의문입니다. 재정 규정 설명은 합리적 분석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글은 그걸 이적 루머의 연료로 쓰고, 그 루머를 다시 손흥민 기사로 환승시키는 데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시카고 파이어 이적설, 그리고 MLS 판도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해 12월 레반도프스키가 시카고 파이어 이적을 검토할 수 있으며, MLS 구단이 이미 그의 에이전트 피니 자하비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교감이 오간 정황이 있는 만큼, MLS행이 현실화될 경우 시카고 파이어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빅리그에서 뛰기 어려운 선수들은 호날두, 벤제마처럼 많은 돈을 받고 사우디 리그로 가거나, 메시나 손흥민처럼 미국의 인프라를 고려한 MLS에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저는 여기서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 다시 느꼈습니다. 기사는 계속 "~할 수 있다", "~로 보인다"는 표현을 쓰지만, 제목과 본문의 톤은 이미 확정형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재계약 계획 없다" → "결별 가능성 커지고" → "MLS가 거론되고" → "접촉 정황도 있고" → "MLS 판도가 흔들리고" → "손흥민에게 날벼락". 단계마다 "일 수도 있다"가 붙어야 정상인데, 단어 선택은 계속 "UP", "파장", "변수" 같은 강한 쪽으로만 갑니다.
만약 레반도프스키가 정말 MLS로 온다면, 리그 흥행과 관심도는 분명 상승할 겁니다. 토마스 뮐러 같은 빅네임들도 MLS 진출을 고려하는 시대이고, 레반도프스키가 사우디가 아닌 미국을 선택한다면 그 자체로 MLS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는 이 부분을 "손흥민의 우승 경쟁에 적신호"로만 프레이밍합니다. MLS를 진지하게 다루는 글이라면 "스타 유입"보다 "팀 전술과 로스터 설계"를 더 이야기했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같은 리그에 있다고 다 같은 경쟁자는 아니고, 동·서부 구도도 있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결도 다르니까요.

손흥민의 승리를 불안으로 덮는 방식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0경기 9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절치부심한 뒤 맞이한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습니다. 쾌조의 컨디션이었고, 팬들은 당연히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그 승리를 축하하는 대신 "레반도프스키가 오면 더 힘들어집니다"로 끝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가장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손흥민이 잘한 건 손흥민이 잘한 건데, 그걸 칭찬하는 글이 아니라 불안을 조장하는 글로 변질되어 버렸거든요. 칭찬 같아 보이는데 결론은 불안입니다. 잘해도 불안, 못해도 불안. 이건 선수의 이야기라기보다 팬의 감정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문법에 가깝습니다. 제목에서 "날벼락"이라는 단어를 쓴 순간, 이 글은 이미 손흥민의 성취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경쟁자 등장"이라는 프레임도 조금 억지스럽습니다. 설령 레반도프스키가 시카고 파이어로 간다고 해도, 손흥민의 LAFC와 직접 맞붙는 횟수는 제한적입니다. 정규리그에서 몇 번 만나고,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도 있고 안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는 "유명한 레전드가 오면 손흥민이 힘들어진다"로 단순화해 버립니다. 이건 분석이 아니라 '레전드의 크기'로만 판을 보는 방식이죠. 저는 차라리 이렇게 쓰는 편이 더 정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레반도프스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있다. 만약 MLS행이 현실화되면 리그 흥행과 전력 구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손흥민의 시즌 목표는 경쟁자 이름이 아니라 LAFC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결국 이 기사가 제일 먼저 날벼락을 맞춘 사람은 독자입니다. 손흥민 이야기로 심장을 뛰게 해놓고, 본문은 갑자기 바르셀로나 재정 규정으로 방향을 틀더니, 마지막에는 "강력한 경쟁자 등장"으로 다시 손흥민을 끌고 옵니다. 주인공이 계속 바뀌는데 조명만 요란하게 따라다니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스포츠 기사라기보다 검색어를 엮어 만든 이동식 무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손흥민이 메시를 이긴 건 그 자체로 충분히 큰 이야기입니다. 레반도프스키의 거취는 별도의 맥락으로 다뤄도 됩니다. 다 엮어야만 재밌어지는 건 우리 축구가 아니라 기사 문법 쪽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날벼락"이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두는 차분함입니다. 우리는 경기 내용을 소비한다기보다 이적시장이라는 드라마를 소비하고 있고, 드라마가 과해지면 실제 선수는 자꾸 서사의 소품이 됩니다. 레반도프스키는 아직 뛰고 있는데 벌써 "은퇴 수순" 같은 분위기로 끌려가고, 손흥민은 이겼는데도 "날벼락"의 주인공이 됩니다. 성취 위에 불안을 얹어야만 다음 클릭이 나온다고 믿는 구조, 저는 그게 참 이상합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wfootball/article/139/0002242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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