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LAFC가 레알 에스파냐를 1-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습니다. 합계 스코어 7-1, 숫자로만 보면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저는 이번 경기를 보면서 오히려 '손흥민 없이도 이기는 팀'의 가능성을 더 크게 봤습니다. 1차전에서 1골 3도움으로 폭발했던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고, 결승골은 수비수 타파리가 넣었습니다. 저는 이런 경기야말로 진짜 강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흥민을 후반 시작부터 뺀 이유, 납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손흥민을 일찍 빼냐"고 아쉬워하실 수 있는데, 저는 이번 교체 타이밍이 오히려 LAFC의 성숙함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이미 1차전에서 6-1 대승을 거뒀고, 72시간 전 리그 개막전에서도 강도 높은 경기를 치렀습니다. 여기서 손흥민을 90분 풀타임으로 굴리면 당장은 화려할지 몰라도, 시즌 후반 정작 중요한 순간에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손흥민을 오래 지켜본 경험상, 그는 국가대표에서도 토트넘에서도 항상 팀의 큰 그림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였습니다. 개인 기록보다 팀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쪽을 택하는 리더십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LAFC가 이번 경기에서 선발을 7명이나 바꾸고 손흥민을 후반 시작부터 뺀 건, 단순히 체력 관리가 아니라 '이 선수를 어떻게 오래 쓸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운영 방식이 결국 시즌 막판 우승 경쟁에서 큰 차이를 만들 거라고 확신합니다.
손흥민은 전반전에만 뛰었지만, 8분과 10분 연속으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오프사이드로 무효됐지만, 그가 만들어낸 위협은 상대 수비진을 충분히 흔들었습니다. 주장 완장을 찬 그의 존재감은 득점 기록이 아니라 팀 전체의 리듬을 만드는 방식으로 나타났고, 그게 더 값진 리더십이었습니다.
수비수 타파리의 결승골, 이게 진짜 강팀의 증거입니다
후반 19분, 중앙 수비수 은코시 타파리가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틸먼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혀 흐르자 문전에서 재빨리 왼발로 밀어 넣은 골이었습니다.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은 골이었지만 저는 이 장면에서 LAFC의 진짜 가능성을 봤습니다. 공격수 컨디션이 안 좋아도, 에이스가 빠져도, 세트피스 하나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팀. 이런 팀이 토너먼트에서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특히 이 골이 '손흥민이 빠진 뒤' 나왔다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손흥민의 가치를 낮추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반대입니다. 손흥민이 있는 팀이 손흥민에게만 의존하지 않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스타 선수가 팀을 살리는 게 아니라, 팀이 스타 선수를 오래 살릴 수 있는 구조. 제가 경험상 봐온 우승팀들은 모두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LAFC는 전반에 보이드의 슈팅과 라포소의 오른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 없이 전반을 끝냈지만,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압박하는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손흥민이 만든 리듬을 교체 선수들이 그대로 이어받았고, 그 흐름 속에서 타파리의 골이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시스템의 힘입니다.
하살의 페널티 세이브가 진짜 승부처였습니다
사실 이 경기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타파리의 득점이 아니라, 87분 토머스 하살의 페널티킥 선방이었습니다. 1-0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점수입니다. 그 위기가 후반 막판에 왔고, 주전 골키퍼 요리스 대신 나선 백업 하살이 정확히 막아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이 팀, 진짜 16강 이상 간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축구에서 스타는 하이라이트를 만들지만, 백업은 시즌을 지킵니다. 하살의 페널티 세이브는 단순히 한 골을 막은 게 아니라, LAFC가 로테이션을 돌려도 결과를 지킬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증명한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손흥민을 오래 지켜보면서 느낀 건, 그가 속한 팀이 강해지는 건 그의 개인 기량 때문만이 아니라 팀 전체가 프로페셔널해지기 때문입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았을 때도, 유럽·아프리카·남미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습니다. LAFC도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다음 상대는 16강에서 만날 코스타리카의 알라후엘렌세입니다. 1차전은 3월 10일 LA 홈에서, 2차전은 3월 17일 원정에서 치러집니다. 여기서부터는 합계 스코어 여유 같은 게 안 나오는 구간이고, 원정 환경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손흥민을 비롯한 핵심 자원을 언제, 어떻게 쓰느냐가 더 정교해져야 합니다.
저는 이번 레알 에스파냐전이 단순히 무난한 16강 진출 경기가 아니라, LAFC가 토너먼트 팀으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의 한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손흥민의 주장 완장은 상징이었고, 타파리의 득점과 하살의 선방은 시스템의 증거였습니다. '팀 스포츠'라는 말을 기자회견에서만 하는 팀이 있고, 경기 안에서 실제로 보여주는 팀이 있습니다. 이날의 LAFC는 확실히 후자였습니다. 앞으로 알라후엘렌세전에서 이 시스템이 얼마나 견고한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wfootball/article/079/000411889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