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가 베식타스 유니폼을 입고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괴즈테페와의 홈 경기에서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은 그의 골은, 구단 역사상 이적 직후 리그 세 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최초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저는 이 '초대박' 헤드라인을 보면서 오히려 다음 질문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이 기세가 3월까지, 4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홍명보호가 진짜 필요로 하는 건 지금 이 하이라이트일까요, 아니면 그 다음 장면들일까요?
베식타스 9번이 짊어진 무게, 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현규는 헹크에서 1,400만 유로라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베식타스로 왔고, 상징적인 9번 유니폼까지 받았습니다. 이건 단순히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라, 팬들이 기대하는 해결사 포지션을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오현규의 주가가 엄청나게 높았고, 분데스리가 이적 실패 후 프리미어리그 팀까지 이적설이 나왔던 걸 기억합니다. 결국 튀르키예 리그로 결정됐을 때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튀르키예 이적은 오현규에게 최고의 기회로 자리 잡았습니다. 알란야스포르전 데뷔골부터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터뜨렸고, 바샥셰히르 원정에서는 1골 1도움으로 3-2 역전승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괴즈테페전까지 3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베식타스는 이 세 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리그 4위까지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빅클럽의 9번은 늘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입니다. 초반에 불이 붙으면 스타가 되지만, 한 번 조용해지면 '왜 안 보이냐'는 말이 가장 먼저 돌아오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쉬페르리그는 경기 분위기 자체가 뜨겁고, 홈과 원정의 온도 차도 상당합니다. 득점 페이스가 잠시 주춤해지는 순간, 상대 팀은 더 빠르게 분석하고 더 거칠게 붙을 겁니다. 저는 지금 이 3경기 연속골이 "끝"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부터 진짜 검증이 시작되는 입장권이라고 봅니다.
역사상 최초 기록의 달콤함, 그 뒤에 오는 숙제
베식타스 123년 역사상 이적 직후 리그 3경기 연속 득점은 오현규가 최초입니다. 2005-2006시즌 아이우통 이후 처음으로 데뷔 후 두 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운 것도 오현규였습니다. 이런 기록은 팬들에게 짜릿한 순간을 선사하고, 선수 본인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건 분명합니다. 괴즈테페전에서도 후반 29분, 체르니가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안으로 과감히 파고들었고, 상대 수비수와 마주한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강하게 감긴 공은 골문 왼쪽 상단을 정확히 갈랐습니다.
그런데 기록이 주는 달콤함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기록이 클수록, 다음 경기부터는 상대가 더 빨리 분석하고 더 빠르게 거칠게 붙습니다. 한 번 '위협적인 선수'로 낙인찍히는 순간, 공간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저는 실제로 유럽 리그를 보면서 초반 임팩트가 강했던 선수들이 중반 이후 갑자기 조용해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상대 수비가 적응하면서 공간이 사라지고, 그 공간 없이는 돌파도 슈팅도 힘들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오현규에게 중요한 건, 골이 잠깐 멈추는 구간이 오더라도 팀 전술 속에서 존재감이 유지되는지입니다. 상대 센터백을 등지고 버텨서 2선이 올라올 시간을 벌어주는지, 압박 타이밍이 팀 기준점과 맞는지, 득점이 안 나는 날에도 박스 안에서 한 번은 위협을 만들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되는 공격수는 결국 다시 득점이 따라오고, 이게 안 되는 공격수는 "오늘도 조용했네"라는 말이 먼저 남습니다. 저는 오현규의 플레이가 전성기 시절 황선홍, 박주영, 안정환, 이동국 같은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고 봅니다. 그들도 초반 임팩트 이후 꾸준함으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홍명보호가 진짜 원하는 건 하이라이트가 아닙니다
기사들이 '홍명보호 경사'라고 쓰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해외에서 꾸준히 뛰며 골까지 넣는 스트라이커는 항상 귀하니까요. 오현규의 결정력이 절정을 다할 때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골을 기록해서 대한민국이 16강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게 도움을 줄 거라는 기대도 당연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대한민국 공격수들이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하며 국민들에게 기쁨을 준 만큼, 이번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오현규가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대표팀은 더 냉정해집니다. 단기 득점 페이스보다 상대가 강해질수록 무엇이 남는지, 그리고 내가 흔들릴 때 어떤 축구를 하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저는 조규성 같은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현규가 지금 보여주는 초반 임팩트를 월드컵까지 끌고 가려면 "득점의 기세"를 "경기력의 루틴"으로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골이 안 나오는 날에도 팀이 이기고, 팀이 그를 필요로 하는 장면이 남는다면, 그때부터는 연속골보다 더 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현규의 최근 3경기 연속골은 분명히 '운이 좋다'가 아니라, '팀이 나를 쓰는 이유가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그 이유가 골 하나에만 묶이면 금방 흔들리고, 플레이의 총합으로 넓어지면 오래 갑니다. 저는 이 차이를 유럽 무대에서 성공한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을 보면서 여러 번 느꼈습니다.
오현규의 골은 분명 반갑습니다. 베식타스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알겠고, 한국 팬들이 기대를 거는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초대박"이라는 단어를 오늘 당장 소비해버리기보다는, 그 단어가 3월, 4월, 그리고 시즌 막판에도 유효한지를 같이 보고 싶습니다. 다음 경기에서 골이 안 나와도 괜찮습니다. 대신, 골이 없어도 팀이 이기고 팀이 그를 필요로 하는 장면이 남는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월드컵을 향한 진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wfootball/article/477/000059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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