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WBC 대한민국 대표팀이 28일부터 오사카에서 드디어 완전체로 모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LA 다저스 김혜성을 비롯해 한국계 빅리거들까지 합류하면서 사실상 최종 전력이 완성되는 시점입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반갑기보다 먼저 긴장부터 되더군요. '완전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기대는 하늘을 찌르고 변명의 여지는 사라지니까요.
이정후와 김혜성, 시범경기 타격감은 정말 믿을 만한가
일반적으로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본 대회에서도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정후는 밀워키전에서 2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네 경기 타율 0.417 찍었습니다. 김혜성 역시 세 경기 연속 안타에 타율 0.500, 4타점으로 날아다니고 있죠.

하지만 제 경험상 시범경기 타율은 봄 햇살 같은 겁니다. 따뜻하다고 해서 계절이 바뀐 건 아니거든요. 저는 이정후가 과거 대표팀에서 다저스 야마모토를 상대로 안타를 쳐냈던 그 장면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때 느낀 건 단순히 타율이 아니라 '타석에서의 집중력'이었습니다. 공을 끝까지 보는 눈, 카운트를 만들어가는 인내심, 그런 게 진짜 교타자의 무기거든요.
김혜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까지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WBC에서 필요한 건 '좋은 타격감'만이 아닙니다. 낯선 구장, 낯선 존, 처음 보는 투수의 공에 흔들리지 않는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더 중요합니다. 주전 2루수로서 김혜성의 빠른 주력과 수비는 분명 상대팀 입장에서 골치 아플 겁니다. 다만 저는 이 선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 어떤 공을 참아낼지, 어떤 공을 과감하게 칠지 그쪽이 훨씬 더 궁금합니다.

고우석 멘탈 문제, 이번엔 극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이건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고우석은 사이판 캠프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줬다고 들었는데, 막상 시범경기에서는 만루 홈런과 3점 홈런을 한 경기에서 두들겨 맞았습니다. 특유의 약한 멘탈이 또 수면 위로 올라온 순간이었죠.
제 경험상 고우석은 KBO 리그에서도 큰 거 한 방 맞으면 풀이 죽은 것처럼 흔들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로 인해 추가 실점으로 이어진 경기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큰 경기에 약한 면모도 보였는데, 이 역시 멘탈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야구는 기술만큼이나 멘탈 싸움이거든요.
일반적으로 마무리 투수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홈런 맞을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대신 이정후, 김혜성 등 대표팀의 좋은 타자들이 분명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으로 베짱 있게 던져야 합니다. 수비진을 믿는 투구, 동료를 믿는 마운드. 이게 국제대회 불펜에서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완전체라는 말, 축하인가 주문인가
기사 제목에 "드디어 완전체"라는 말이 붙는 순간, 저는 반갑기보다 먼저 긴장부터 됩니다. 완전체라는 단어는 늘 좋게 들리지만, 그 안에는 묘한 주문이 숨어 있거든요. "이제 변명 없다." "이제는 무조건 해내야 한다." 선수들은 합류만 했을 뿐인데, 기대치는 이미 결승선까지 달려가 버립니다.
이번 대표팀의 '완전체'는 사실상 실력의 문제라기보다 시간표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메이저리그 캠프를 뛰는 선수들이 오키나와에 애초에 올 수 없는 건 누구나 압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이 캠프를 치렀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매번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쉬움이 너무 오래된 습관처럼 느껴집니다.
현실은 바뀌었고, 국제대회는 이제 '소집 훈련의 길이'로 판가름 나는 시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짧은 시간에 역할을 얼마나 정확히 정해주고, 각자의 루틴을 얼마나 덜 건드리면서도 팀으로 묶느냐입니다. 류지현 감독이 "여기서 더 챙길 건 없다"고 말한 대목이 저는 꽤 현실적으로 들렸습니다. 더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더 하려 들수록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의 말 같았거든요.
진짜 완전체는 이름이 아니라 역할의 맞물림
완전체라는 말이 진짜가 되려면, 단순히 이름이 모이는 게 아니라 역할이 맞물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정후에게 우리는 늘 '중심'을 기대하지만, 중심이라는 건 홈런만이 아니라 타선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만드는 일입니다. 김혜성에게는 다재다능함을 기대하지만, 다재다능함은 때로 "아무 자리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줘"라는 말로 바뀌기도 합니다.
고우석에게는 불펜의 마지막을 기대하지만, 국제대회 불펜은 이름값이 아니라 "그날 손끝"이 결정합니다. 데인 더닝, 저마이 존스, 셰이 위트컴 같은 한국계 빅리거의 합류는 상징적으로도 큰 힘이겠지만, 상징은 경기에서 곧바로 점수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누가 얼마나 유명하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닝을 책임질 수 있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기사 마지막에 나온 굿즈 선물 이야기가 의외로 마음에 남았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한 굿즈라니, 두쫀쿠처럼 MZ스러운 굿즈라 더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굿즈 자체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입니다. 대표팀은 늘 승리만 말하다가 분위기가 한번 꼬이면 급격히 얼어붙곤 했습니다. 마음을 먼저 정리해주고, 서로를 사람으로 붙여놓는 작업이 사실은 전술만큼 중요합니다.
저는 "완전체"라는 말이 이번에는 축하의 단어로만 남았으면 합니다. 과거처럼 "드디어 다 모였는데 왜 또…" 같은 원망의 출발점이 아니라, "다 모였으니 이제부터는 덜 흔들리자"는 다짐의 출발점으로요. 대표팀이 정말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려면, 대승보다도 접전에서의 표정이 달라야 합니다. 7회에 한 점 내줘도 당황하지 않는 얼굴, 8회에 찬스가 날아가도 다음 이닝을 준비하는 자세, 누가 실수해도 팀이 그 사람을 경기에서 빼지 않고 살려서 쓰는 운영. 이런 것들이 쌓이면, 비로소 완전체는 단어로써의 의미 뿐만 아니라 우리 가슴에서도 큰 뜻이 될 겁니다.
참고: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68/0001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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